DELTA-V / 로켓 회사 연대기 — 첫 점화부터 발사탑 포획까지, 직접 조종하는 미션 6개
델타-브이는 작은 로켓 회사가 2002년에 세워져 2024년 발사탑으로 부스터를 붙잡기까지의 역사를 직접 조종하는 미션 6개로 따라가는 게임입니다. 미션은 실제 민간 우주 개발에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하지만 회사와 기체 이름은 쓰지 않습니다.
각 미션은 브리핑에서 목표와 조작을 먼저 보여 주고, 실패하면 원인을 숫자로 알려 줍니다. 미션 하나는 1~2분이면 끝납니다.
액체 로켓 엔진은 밸브를 열고 불을 붙이면 끝나는 장치가 아닙니다. 먼저 질소로 배관을 퍼지해 남은 공기와 수분을 밀어냅니다. 다음은 칠다운입니다. 액체 산소는 −183°C 에서 끓기 때문에 따뜻한 배관에 그대로 흘리면 기포가 생기고, 기포가 펌프로 들어가면 펌프가 헛돌며 망가집니다. 그래서 배관을 충분히 식힌 뒤에야 산화제를 보냅니다.
연료 밸브를 연 뒤에는 지체 없이 점화해야 합니다. 늦으면 연료가 연소실에 고였다가 한꺼번에 불이 붙는 하드 스타트가 일어나는데, 시험대에서 가장 흔한 사고입니다. 게임 속 초록 섬광은 실제로 쓰이는 자연발화성 점화제(TEA-TEB)의 색으로, 붕소가 타면서 내는 빛입니다.
불이 붙어도 끝이 아닙니다. 압력의 흔들림이 연소실의 고유 진동수와 맞으면 스스로 커져 벽을 찢습니다. 이것이 연소 불안정이고, 실제 엔진이 인젝터 면에 칸막이(배플)를 세우는 이유입니다. 게임에서 압력을 너무 올리면 파열, 너무 내리면 불꽃이 꺼지는 플레임아웃이 됩니다.
발사 직후 로켓은 느리고 공기는 짙습니다. 올라갈수록 공기는 옅어지지만 속도는 빨라집니다. 기체가 받는 공기 하중인 동압(q = ½ρv²)은 공기 밀도와 속도 제곱의 곱이라, 발사 후 1분 남짓, 고도 10 km 안팎에서 최댓값을 찍습니다. 이 지점이 MAX-Q이고, 실제 발사체도 여기서 일부러 스로틀을 낮춰 구조 하중을 줄였다가 지나면 다시 올립니다.
기체는 처음부터 옆으로 눕지 않습니다. 살짝 기울인 뒤 중력이 머리를 끌어내리게 두는 중력 선회를 합니다. 짙은 대기 속에서 받음각을 크게 주면 공기가 기체를 옆에서 꺾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아껴야 할까요? 로켓 방정식 Δv = vₑ · ln(m₀ / m₁) 때문입니다. 낼 수 있는 속도 변화량(델타-브이)은 질량비의 로그에 비례하므로, 필요한 Δv 를 두 배로 늘리면 질량비는 제곱이 됩니다. 배기 속도 3.4 km/s 엔진으로 저궤도에 필요한 약 9.4 km/s(궤도 속도 약 7.8 + 중력·공기 손실)를 한 단으로 내려면 질량비가 약 16, 즉 이륙 질량의 94%가 추진제여야 합니다. 그래서 다 쓴 탱크를 버리는 다단 분리를 하고, 허투루 쓴 1 m/s 는 그대로 탑재량 손실이 됩니다.
분리도 서두르면 안 됩니다. 엔진을 꺼도 연소실에 남은 추진제가 잠깐 더 미는 잔류 추력이 있어, 너무 일찍 떼면 1단이 2단을 들이받습니다. 2008년 한 민간 로켓의 세 번째 시도가 정확히 이렇게 실패했습니다.
궤도에 오른다는 것은 높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충분히 빨라지는 것입니다. 고도 수백 km 에서 수평 속도가 초속 7.7 km 안팎이면, 떨어지는 만큼 지구 표면이 둥글게 휘어 내려가 땅에 닿지 않습니다. 게임의 목표가 고도보다 수평 속도 7.65 km/s 인 이유입니다.
궤도의 한 지점에서 진행 방향으로 밀면 그 반대편 고도가 가장 크게 올라갑니다. 그래서 낮은 쪽(근지점)을 대기 위로 들어 올리려면 가장 높은 지점(원지점)에서 밀어야 합니다. 두 원궤도 사이를 옮겨 갈 때 근지점에서 한 번, 원지점에서 한 번 미는 호만 전이가 연료를 가장 적게 쓰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결과 화면의 '근지점 고도'는 그 궤도가 대기를 스치지 않고 버틸지를 알려 주는 숫자입니다.
우주에서는 한 번 붙은 속도가 저절로 줄지 않습니다. 멈추려면 같은 만큼 반대로 분사해야 하고, 그 자세 제어 연료(RCS)도 한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도킹은 '빨리'가 아니라 '천천히, 정확히'의 문제입니다. 실제 정거장 주변에는 반경 약 200 m 의 접근 금지 구역이 있고, 가까워질수록 허용 속도가 줄어듭니다. 게임의 초록 한계선(0.1 m/s + 거리 1 m 당 0.017 m/s)이 그 규칙이고, 마지막 접촉은 초속 0.2 m 이하여야 걸쇠가 물립니다.
먼 거리에서는 더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앞서가는 정거장을 따라잡으려고 진행 방향으로 밀면 궤도가 높아지고, 높은 궤도는 더 느리고 한 바퀴가 길어서 오히려 뒤처집니다. 따라잡으려면 거꾸로 감속해 낮은 궤도로 내려가야 합니다. 이 '궤도역학의 역설' 때문에 실제 랑데부는 몇 시간에서 하루 넘게 걸립니다. 게임은 그 효과가 거의 없는 마지막 수십 m 만 다루므로 직선으로 다가가면 됩니다.
연료를 거의 다 쓴 1단은 매우 가볍습니다. 엔진 하나를 최저 출력으로 줄여도 추력이 무게보다 큽니다(추력 대 중량비 > 1). 즉 공중에 떠 있을 수 없습니다. 불을 일찍 붙이면 감속하다 다시 솟구치므로, 속도가 정확히 0이 되는 순간 땅에 닿도록 점화 고도를 맞춰야 합니다. 이것을 호버슬램, 별명으로 자살 분사(suicide burn)라고 부릅니다.
멈추는 데 필요한 거리는 d = v² ÷ 2a 입니다. 여기서 a 는 추력 가속도에서 중력을 뺀 순감속도입니다. 초속 250 m 로 떨어지며 순감속도가 3g(약 29 m/s²)라면 멈추는 데 약 1,060 m 와 8.5초가 듭니다. 점화가 1초만 늦어도 250 m 를 더 떨어진 뒤라 땅이 먼저 옵니다. 게임의 주황 '점화' 표시가 이 계산을 대신해 줍니다.
왜 바다일까요? 1단은 분리 순간 이미 먼 바다 쪽으로 빠르게 날아가고 있습니다. 발사장으로 돌아오려면 그 수평 속도를 거꾸로 돌리는 데 연료를 써야 하지만, 경로 아래에 배를 미리 보내 두면 그 연료만큼 탑재량을 지킬 수 있습니다. 궤도급 1단의 첫 수직 착륙은 2015년 말 지상 착륙장에서, 바다 위 무인선 착륙은 이듬해 봄 처음 성공했습니다. 낙하 중 방향은 격자 모양 날개(그리드 핀)가 공기를 잡아 틉니다.
떨어지는 물체는 공기 저항과 무게가 같아지는 종단 속도에 이르면 더 빨라지지 않습니다. 종단 속도는 단면적의 제곱근에 반비례하므로, 긴 함선이 머리부터가 아니라 배를 깔고 옆으로 떨어지면 단면적이 몇 배로 커져 속도가 크게 줄어듭니다. 단면적이 4배면 종단 속도는 절반입니다. 스카이다이버가 팔다리를 벌리는 것과 같은 원리이고, 앞뒤 날개(플랩)로 자세와 방향을 잡는 것도 같습니다. 엔진 연료 대신 공기로 속도 대부분을 버리는 셈입니다.
문제는 마지막입니다. 착륙 다리가 아래를 봐야 하므로, 지면 수백 m 위에서 엔진을 다시 켜며 90° 뒤집어 세우는 플립을 해야 합니다. 서는 데 2초 남짓, 멈추는 데 또 몇 초가 걸려 늦으면 끝입니다. 실제로 이 기동의 첫 고고도 시험(2020년 말)은 착륙장 폭발로 끝났고, 이듬해 다섯 번째 시제기가 처음으로 선 채 착륙했습니다. 착륙용 추진제를 작은 별도 탱크(헤더 탱크)에 담아 두는 것은, 뒤집히는 동안 큰 탱크 속 추진제가 출렁여 엔진에 기포가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착륙 다리는 공짜가 아닙니다. 수백 톤짜리 기체를 받아 낼 다리는 그 자체로 몇 톤이고, 매 비행 그 무게를 싣고 올라갔다 내려와야 합니다. 로켓 방정식에서 보았듯 빈 무게가 늘면 탑재량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발상을 뒤집어 다리를 떼고 발사탑의 팔이 부스터를 공중에서 붙잡게 했습니다. 다리를 정비할 일이 없고, 잡힌 자리가 곧 발사대 옆이라 다음 비행 준비도 빨라집니다.
대신 허용 오차가 극단적으로 작습니다. 70 m 가 넘는 부스터를 탑 옆 몇 m 안에 세워야 하고, 스치면 탑이 부서집니다. 게임에서 한 번 켠 엔진이 최저 추력 아래로 내려가지 않아 버튼을 떼도 천천히 가라앉기만 하는 것은, 엔진 여러 기 중 대부분을 끄고 가운데 몇 기로 미세 조정하는 실제 감각을 옮긴 것입니다. 2024년 10월, 발사탑이 처음으로 귀환하는 부스터를 공중에서 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