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01
Orbit Lab / 궤도역학 연구 미션 — 로켓을 올리고, 위성망을 짓고, 궤도에 데이터센터를 세운다
궤도 연구소는 에피소드로 이어지는 연구 미션입니다. 조작은 두 가지뿐이고, 나머지는 전부 물리가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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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이자, 실제 우주 발사가 늘 두 단계인 이유입니다.
지표의 한 점에서 로켓을 밀면 그 점을 지나는 타원이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타원 궤도는 닫힌 곡선이라 출발한 점으로 반드시 되돌아옵니다. 출발점이 지표였다면 한 바퀴 뒤 도착점도 지표입니다. 아무리 세게 밀어도 마찬가지고, 더 세게 밀면 그저 더 크고 길쭉한 타원이 되어 더 빠르게 지표에 부딪힐 뿐입니다.
해법은 궤도의 가장 먼 지점(원지점, apoapsis)에서 한 번 더 미는 것입니다. 원지점에서 진행 방향으로 밀면 반대편에 있는 가장 가까운 지점(근지점, periapsis)이 올라갑니다. 근지점이 대기권 위로 올라오는 순간, 그 궤도는 더 이상 지표를 스치지 않습니다. 이것이 궤도 진입 분사(orbital insertion burn)이고, 실제 발사체가 발사 직후가 아니라 한참 뒤에 2단 엔진을 켜는 이유입니다.
게임에서 분사 버튼을 원지점이 아닌 곳에서 누르면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한 지점에서의 분사는 반대편 고도를 가장 크게 바꾸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지구 표면을 통신으로 덮는 미션입니다. 여기서 쓰는 공식은 실제 위성 통신에서 쓰는 것과 같습니다.
지구 반지름을 R, 위성까지의 거리를 r 이라 하면, 위성이 내려다볼 수 있는 지표의 반각은 acos(R / r) 입니다. 위성에서 지구를 봤을 때 접선이 닿는 지점, 즉 지평선까지가 통신 가능 범위이기 때문입니다.
높이 올릴수록 넓게 덮지만 수확 체감이 뚜렷합니다. 고도를 두 배 올려도 커버리지는 1.2배쯤밖에 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제 통신 위성망도 무작정 높이 올리는 대신 여러 기를 뿌리는 쪽을 택합니다.
게임에서 커버리지가 계속 출렁이는 이유도 물리입니다. 타원 궤도에서는 고도 r 이 시시각각 변하고, 커버리지 반각이 r 에 딸린 값이라 함께 변합니다. 원에 가깝게 다듬을수록 커버리지가 안정되며, 이것이 실제 위성망이 원궤도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 에피소드의 궤도 데이터센터는 태양광으로 전기를 얻고, 연산하면 열이 납니다. 문제는 우주에는 공기가 없다는 것입니다.
지상에서 컴퓨터를 식히는 방법은 대류(팬으로 공기를 불어냄)와 전도(히트싱크에 열을 옮김)입니다. 둘 다 열을 받아 갈 물질이 있어야 성립합니다. 진공에서는 두 방법이 모두 무용지물이고, 남는 것은 복사 하나뿐입니다. 그래서 모든 우주선에는 넓고 얇은 방열판이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복사는 내보내기만 하는 게 아닙니다. 햇빛 아래의 방열판은 태양 복사를 함께 받습니다. 실제 우주선 방열판을 태양에 모서리만 향하도록 배치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받는 면적을 최소화하고 내보내는 면적을 유지하려는 것입니다.
게임에서 너무 높은 궤도의 데이터센터가 반드시 과열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고도가 높을수록 지구 그림자에 머무는 시간의 비율이 줄어드는데(그림자 비율은 asin(R/r)에 비례해 줄어듭니다), 그늘은 열을 제대로 버릴 수 있는 유일한 구간입니다. 넓게 덮으려고 높이 올리면 열을 못 버리고, 열을 버리려고 낮추면 좁게 덮는 —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배운 것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제약입니다.
네 번째 에피소드는 위성을 하늘 한자리에 세우는 미션입니다. TV 위성 안테나를 한 번 맞춰 놓으면 다시 돌릴 필요가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궤도 주기는 장반경 하나로만 정해집니다(케플러 제3법칙: T² ∝ a³). 궤도가 원이든 길쭉한 타원이든, 장반경이 같으면 주기가 같습니다. 그렇다면 주기가 지구의 자전 주기와 정확히 같아지는 장반경이 하나 존재하고, 그 고도에 원궤도로 올린 위성은 지상에서 볼 때 하늘에 못 박힌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 지구에서 이 고도는 지표로부터 약 35,786km 입니다. 지구 반지름의 약 6.6배 거리이며, 이 값은 지구의 질량과 자전 주기만으로 결정됩니다. 다른 값은 없습니다.
게임에서 주기가 맞아도 타원이면 한자리에 서지 못하는 것도 실제와 같습니다. 타원 궤도는 근지점에서 빠르고 원지점에서 느리므로(케플러 제2법칙), 하루 동안 앞서갔다가 뒤처지기를 반복합니다. 지상에서 보면 위성이 8자를 그리며 흔들리고, 이 궤적을 아날렘마라고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