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8월과 9월, 두 척의 작은 우주선이 영원의 항해를 떠났다. 보이저 1호·2호. 그 안에는 칼 세이건이 큐레이트한 황금 레코드 — 외계인에게 보내는 인류의 편지가 들어 있다. 1990년, 60억 km 밖에서 그들이 찍은 한 사진이 인류의 자기인식을 영원히 바꿨다. 그리고 — 2026년 지금도, 두 우주선은 인터스텔라 공간에서 신호를 보내고 있다.
1965년, JPL(제트추진연구소)의 한 인턴 수학자 게리 플랜드로(Gary Flandro, 당시 26세)가 — 175년에 한 번 일어나는 행성 정렬을 발견했어. 1977년 후반에 —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한쪽 방향으로 정렬돼. 한 우주선이 한 번의 발사로 4개 행성을 모두 가까이 통과할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
다음 정렬은 — 2152년이야. 그러니까 NASA는 이 기회를 놓치면 175년을 기다려야 했어. 무조건 1977년에 발사해야 했지.
이름은 처음엔 "Mariner Jupiter-Saturn"이었다가 — 1977년 3월에 "Voyager"로 개명. 두 척 (Voyager 1, Voyager 2). 1977년 8월 20일 Voyager 2 발사, 9월 5일 Voyager 1 발사. 1호가 더 빠른 궤도라 2호보다 먼저 목성에 도착해서 — 명명 순서가 발사 순서와 반대가 됨.
이 임무가 왜 175년에 한 번이냐면 — 그래비티 어시스트(중력 도움)이 핵심이야. 우주선이 행성 옆을 가까이 통과하면서 그 행성의 중력을 — 새총처럼 사용해서 자기 속도를 증가시키는 거.
이게 단순한 트릭이 아니야. 만약 1977년에 보이저가 자기 연료만으로 해왕성까지 가려고 했다면 — 30년 이상 걸렸을 거. 그러나 4개 행성 중력을 차례로 활용하면서 — Voyager 2는 12년 만에 해왕성에 도달했어 (1989년 8월).
보이저는 이 기술을 — 인류 역사상 가장 화려하게 활용한 임무야. 1979년 목성, 1980년 (1호) / 1981년 (2호) 토성, 1986년 (2호만) 천왕성, 1989년 (2호만) 해왕성. 각 통과마다 행성에 대한 인류 지식이 한 단계씩 폭발했어.
발사 1년 전인 1976년, NASA는 두 보이저에 — 금속 디스크를 한 장씩 부착하기로 결정했어. 외계 문명이 발견할 수도 있는 — 인류로부터의 편지. 큐레이트는 칼 세이건이 직접 했지.
당시 42살. 이미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자 중 하나였어. NASA는 그에게 — 6주 안에 황금 레코드 콘텐츠를 큐레이트하라고 지시. 그가 이끈 6명의 위원회가 — 27곡의 음악, 116장의 사진, 55개 언어로 된 인사말, 지구의 자연음(천둥, 새소리, 바람, 키스 소리)을 디스크 한 장에 담았어.
음악 큐레이션이 가장 어려웠어. 인류 5000년 음악 중에서 — 90분짜리 디스크 한 장. 결과:
1990년 2월 14일. Voyager 1이 해왕성 너머, 지구로부터 60억 km 떨어진 곳에 있었어. 이미 모든 행성 임무는 끝나 있었지. 칼 세이건이 — NASA에 한 가지 부탁을 했어:
"Voyager 1의 카메라를 마지막으로 한 번 — 뒤를 돌아보게 해주세요. 지구를 찍어주세요. 거기서는 지구가 그냥 한 점일 겁니다. 그러나 — 그 한 점을 인류가 봐야 합니다."
— Carl Sagan, NASA에 보낸 요청, 1989-90NASA는 처음엔 거부했어. 카메라를 태양 쪽으로 돌리면 센서가 망가질 위험이 있었거든. 세이건이 4년간 설득해서 — 결국 승인. 1990년 2월 14일 — Voyager 1이 60억 km 밖에서 — 지구를 촬영했어.
세이건이 이 사진을 보고 — 1994년 책 "Pale Blue Dot"에서 한 글이 — 인류 사고를 영원히 바꿨다고 평가돼:
"여기서 보세요. 여기에. 이게 우리 집입니다. 이게 우리입니다. 당신이 사랑한 모든 사람, 당신이 들은 모든 사람, 존재한 모든 인류가 — 그 작은 점 위에서 살았습니다. (...) 인류 역사상 모든 영광과 잔혹함, 모든 자만, 모든 종교, 모든 이데올로기, 모든 사냥꾼과 모든 식량 공급자, 모든 영웅과 모든 비겁자, 모든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모든 왕과 모든 농부, 모든 사랑하는 청년, 모든 어머니와 아버지, 모든 발명가와 탐험가, 모든 도덕 교사, 모든 부패한 정치인, 모든 슈퍼스타, 모든 최고지도자, 모든 성인과 죄인 — 이 모두가 햇빛에 떠 있는 한 점 위에서 살았습니다."
— Carl Sagan, "Pale Blue Dot" (1994)모든 별은 — 태양권(Heliosphere)이라는 자기 영역을 가지고 있어. 우리 태양은 자기 태양풍을 사방으로 뿜어대는데, 그게 약 200 AU(약 300억 km) 정도까지 뻗어. 그 너머는 — 별과 별 사이 공간, 인터스텔라 공간(Interstellar space).
2012년 8월 25일. Voyager 1이 — 발사 35년 만에 — 인류 최초로 태양권을 벗어난 인공물이 됐어. 거리: 지구로부터 약 18시간 광속. 즉 빛이 와야 18시간 걸리는 곳. 자료가 NASA로 도착하는 데도 18시간 늦음.
2026년 현재 보이저 1호 위치 — 지구로부터 약 250억 km. 빛 21시간 거리. 2025년에 보이저 2호도 인터스텔라 진입. 두 우주선은 자기 RTG 배터리 잔량으로 — 약 2030년경까지 한두 개의 과학 장비를 작동시킬 수 있어. 그 후엔 — 신호 두절. 영원히 우주를 떠다니게 됨.
49년이 지났어. 지구 위에선 — 칼 세이건이 1996년에 죽었고, NASA 미션 책임자들 대부분도 은퇴했고, 1977년 발사대를 지켰던 엔지니어들도 거의 다 떠났어.
그러나 보이저는 — 지금도 작동 중이야. 매일 약 22시간(빛 시간)을 지나 — Deep Space Network의 거대한 안테나가 그들의 신호를 받고 있어. 신호 강도는 10^{-18}와트 (10의 -18제곱). 비교: 일반 휴대전화 신호는 약 10^{-3}와트. 보이저 신호는 그 천억 분의 일의 천억 분의 일.
2024년 11월 — Voyager 1이 한동안 통신 두절. NASA가 17시간 걸리는 신호로 디버깅. 결국 — 47년 된 메모리 칩 하나가 망가진 걸 발견. 다른 메모리로 우회 코드를 보내서 복구. 가먼이 1969년에 0.5초 만에 해결한 1202 알람 같은 일이 — 47년 된 우주선에서 다시 일어난 거지.
이 시리즈는 그동안 — 인간 야망과 경쟁의 이야기였어. EP01 폰 브라운의 도덕적 그림자, EP02 코롤료프의 굴라크, EP03 가가린의 죽음, EP04 두 강대국의 비극, EP05 12초의 연료, EP06 N-1 폭발, EP07 셔틀 비극. 모두 — 지구상의 두 강대국이 권력을 두고 다툰 이야기야.
보이저는 — 그 모든 걸 넘어선 무엇이야. 그 두 작은 우주선은 미국이나 소련의 깃발을 날리려고 발사된 게 아니야. "우리 인류가 여기 있었다"를 우주에 알리려고 보낸 거지. 외계인이 해독할지 안 할지도 모르는 황금 레코드. 본 적도 없는 인류가 만든 음악과 사진. 그리고 그 안에 — 모든 인종, 모든 문화, 모든 시대가 들어 있어.
아폴로가 우리에게 가르친 것은 "인류가 다른 곳에 갈 수 있다"였어. 보이저가 가르친 것은 — "인류는 자기 행성보다 큰 무언가의 일부다"야.
다음 편(EP09)에서는 — 우주가 다시 국가의 손에서 개인의 손으로 넘어간 순간. 2008년 9월 28일, 31살의 한 사업가가 자기 마지막 자산을 전부 던진 — Falcon 1 4번째 발사. 그 발사가 실패했다면 SpaceX와 Tesla가 모두 망했을 그 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