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시
모서리를 잡는 자가 이긴다
방을 만들고 링크를 보내면 친구가 상대로 앉아요.
Reversi / 돌 뒤집기 — 1880년대 런던에서 태어난 8×8 전략 보드게임
리버시는 흑과 백 두 사람이 8×8 판에 돌을 번갈아 놓는 게임입니다. 규칙은 한 줄로 끝납니다 — 상대 돌을 내 돌 두 개 사이에 끼우면 그 돌들이 모두 내 색으로 뒤집힌다. 배우는 데 1분, 잘 두는 데 평생이 걸린다는 말이 붙은 이유입니다.
모드는 세 가지입니다. AI 대결(쉬움·보통·어려움), 폰 하나로 번갈아 두는 둘이서, 그리고 방을 만들어 메신저로 링크를 보내면 친구가 자기 폰에서 상대 자리에 앉는 온라인. 온라인 방에는 세 번째 사람부터 관전자로 들어오고, 연결이 끊겼다 다시 들어와도 판 전체가 그대로 복원됩니다. 로그인은 필요 없습니다.
리버시의 기원은 19세기 영국입니다. 1880년대 런던에서 루이스 워터먼(Lewis Waterman)과 존 몰렛(John W. Mollett) 두 사람이 각자 이 게임의 발명자를 자처하며 상대를 표절자라고 비난했고, 워터먼은 1883년 무렵 'Reversi'라는 이름으로 규칙과 전용 판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게임은 빅토리아 시대 영국에서 크게 유행했고, 1893년에는 독일의 라벤스부르거(Ravensburger)가 초기 상품 가운데 하나로 이 게임을 내놓았습니다.
초기 규칙은 지금과 조금 달랐습니다. 가운데 네 칸을 처음부터 채우지 않고 두 사람이 번갈아 놓으며 시작했고, 각자 가진 돌이 32개로 제한되어 돌이 떨어지면 상대가 남은 칸을 모두 두었습니다. 오늘날 쓰는 '가운데 대각선 네 개로 시작, 흑 선공'이라는 표준은 20세기 후반에 굳어졌습니다.
그 계기가 1970년대 일본입니다. 하세가와 고로(長谷川五郎)가 규칙을 정리해 셰익스피어의 희곡에서 딴 '오델로(Othello)'라는 이름으로 1971년 상표를 출원했고, 게임은 이 이름으로 세계에 퍼졌습니다. 오델로는 지금도 등록 상표이며 일본 밖의 권리는 완구 회사 메가하우스(MegaHouse)가 갖고 있습니다. 반면 '리버시'는 1880년대부터 쓰인, 누구의 것도 아닌 이름이라 무료로 공개되는 게임은 같은 규칙이라도 리버시라는 이름을 씁니다. 이 페이지도 그렇습니다.
컴퓨터와의 인연도 깊습니다. 1997년 프로그램 로지스텔로(Logistello)가 당시 세계 챔피언 무라카미 다케시를 6대 0으로 꺾었고, 2023년에는 일본 연구자 다키자와 히로키가 8×8 판을 약하게 풀어(weakly solved) 양쪽이 완벽하게 두면 무승부라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사람에게는 여전히 끝이 없는 게임이지만, 수학적으로는 결론이 난 셈입니다.
리버시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모서리 돌은 절대 뒤집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서리를 양쪽에서 끼울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모서리를 잡으면 그 옆 변을 따라 '다시는 뒤집히지 않는 돌(확정석)'을 늘려 갈 수 있고, 이것이 끝내기의 점수 차로 이어집니다.
처음 배우는 사람은 거의 모두 한 번에 가장 많이 뒤집는 수를 둡니다. 그런데 이 탐욕(greedy) 전략은 리버시에서 가장 확실하게 지는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유는 기동력(mobility)입니다. 돌을 많이 뒤집어 판 곳곳에 내 돌이 퍼지면 빈칸과 맞닿은 내 돌(프런티어 돌)이 늘어나고, 상대는 그 돌들을 끼울 자리를 많이 얻습니다. 반대로 내 돌이 적고 안쪽에 뭉쳐 있으면 상대가 둘 곳이 줄어들고, 결국 상대는 X칸이나 C칸처럼 두기 싫은 자리에 억지로 둘 수밖에 없게 됩니다. 중반에 돌 수가 적은 쪽이 오히려 이기는 일이 흔한 것은 이 때문이고, 고수들은 이를 '조용한 수'라고 부릅니다.
이 게임의 보통 AI는 정확히 '많이 뒤집기 + 칸별 가중치'로 둡니다. 상대가 둘 수 있는 자리를 줄이는 쪽으로 두어 보세요 — 중반까지 돌 수에서 지고 있어도 막판에 판이 뒤집히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판에는 처음 네 개를 빼고 60칸이 남으므로, 패스가 한 번도 없으면 마지막 수는 백이 둡니다. 마지막에 두는 쪽은 되뒤집힐 걱정 없이 돌을 가져가므로 유리합니다. 이것을 패리티(parity)라고 합니다.
끝내기에서는 판이 여러 개의 작은 빈칸 구역으로 나뉩니다. 요령은 빈칸이 홀수인 구역에 먼저 두고, 짝수인 구역은 상대가 먼저 들어가게 두는 것입니다. 그러면 각 구역의 마지막 수를 내가 두게 됩니다. 일부러 상대가 패스하도록 만들어 패리티를 뒤집는 것도 고급 기술입니다.
빈칸이 10개 안팎으로 줄면 모든 경우를 끝까지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의 어려움 AI도 그 구간에 들어서면 수읽기를 멈추고 남은 수를 전부 계산해 최종 돌 수를 최대화합니다.
참고로 8×8 리버시의 가능한 국면 수는 약 1028개, 게임 트리 크기는 약 1058으로 추정됩니다. 체스(약 10123)보다 훨씬 작지만, 사람이 전부 외울 수 있는 크기와는 거리가 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