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6월 11일) 멕시코시티 아스테카에서 막을 올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사상 처음 48개국이 12개 조로 나뉘어 격돌한다. 모든 조의 전력과 현실적인 예상 순위, 죽음의 조, 그리고 멕시코와 한 조에 묶인 손흥민호의 길까지 한 장에 정리했다.
4년에 한 번, 지구가 같은 화면을 본다. 그리고 이번엔 그 화면이 더 커졌다. 2026년 월드컵은 미국·캐나다·멕시코 세 나라가 공동 개최하는 사상 첫 대회이자, 본선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난 첫 무대다. 경기 수는 64경기에서 104경기로 불어났고, 대회 기간은 39일에 이른다. 우리가 알던 월드컵과는 규모부터 다르다.
형식도 바뀌었다. 12개 조에서 각 조 1·2위가 자동으로 다음 라운드에 오르고, 여기에 각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8개 팀이 추가로 합류해 32강(라운드 오브 32)이라는 새 토너먼트가 신설됐다. 쉽게 말해, 조 3위로 마쳐도 탈락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이 한 줄이 이번 대회 모든 약체국과 중위권 팀의 운명을 바꾼다 — 한국을 포함해서.
▲ 표시는 16강(32강) 진출 예상 팀. 순위 전망은 FIFA 랭킹·최근 폼·대륙 예선 흐름을 토대로 한 주관적 예측이며, 공은 둥글다.
대한민국은 개최국 멕시코,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체코와 함께 A조에 묶였다. 객관적으로 멕시코가 한 수 위지만,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보면 한국이 충분히 노려볼 만한 구도다. "해볼 만하다"는 말이 빈말이 아닌 조다.
핵심은 손흥민이다. LAFC로 무대를 옮긴 손흥민(33)은 이번이 통산 네 번째 월드컵이자 주장으로서 사실상 마지막 큰 무대다. 여기에 PSG의 이강인,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 핵 김민재가 중심을 잡는다. 홍명보 감독이 짠 팀의 색은 분명하다 — 손흥민의 한 방, 그리고 끈끈함.
예전 같으면 조 2위만 16강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각 조 3위 중 상위 8팀도 32강에 오른다. 다시 말해, 한국이 멕시코에 밀려 3위를 하더라도 1승 1무만 챙기면 토너먼트행 티켓을 노릴 수 있다는 얘기다. 확장된 포맷이 만든 가장 큰 선물은, 역설적으로 한국 같은 중위권 팀의 '두 번째 기회'다.
왕좌를 지키려는 아르헨티나(메시의 라스트 댄스)와 설욕을 노리는 프랑스(음바페)가 양대 축이다. 여기에 유로 2024 챔피언 스페인이 라민 야말이라는 18세 천재를 앞세워 가장 무서운 다음 세대의 팀으로 떠올랐다.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과 벨링엄의 잉글랜드까지, 정상권은 다섯 손가락 안에서 갈린다.
다크호스를 꼽자면 단연 모로코다. 2022년 아프리카 최초로 4강에 오른 그들은 더 이상 이변이 아니라 실력이다. 일본은 유럽파로 가득 찬 스쿼드로 16강 그 이상을 노리고, 홀란을 앞세운 노르웨이는 28년 만의 본선에서 죽음의 조를 뚫겠다는 각오다. 그리고 48개국 체제가 처음 초대한 쿠라사오·카보베르데·우즈베키스탄·요르단 같은 첫 손님들 — 이들의 데뷔전이야말로 이번 월드컵이 품은 가장 순수한 드라마일지 모른다.
공은 이제 굴러간다. 7월 19일 뉴욕/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마지막 한 팀이 트로피를 들 때까지, 우리는 39일 동안 104번의 90분을 함께 견딜 것이다. 그 첫 장을, 오늘 멕시코시티가 열었다.